<아저씨> 원빈
2010년은 단연 <아저씨>, 원빈의 해였다. 투박하고 단순한 ‘아저씨’라는 단어가 그로 인해 더없이 특별해졌다.
그는 이제껏 스크린 속에서 누군가에게 보호를 받아왔던 캐릭터였다. 형에게 혹은 엄마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소년의 이미지, 곱상한 외모의 한계를 깨고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강한 남성이 됐다. 변신은 더없이 성공이다. 대종상 남우주연상은 그에게 덤일 뿐이다. 영화에서 강한 남성성을 보여줬다면, CF에서는 더없이 달콤한 남자였다. 아저씨의 대명사가 된 원빈. ‘아저씨’가 그냥 커피라면, 원빈은 TOP다.

<된장> 이요원‘선덕여왕’ 이요원이 올해 선택한 작품은 다른 아닌 영화 <된장>이다. 희대의 살인마의 걸음을 멈추게 한 된장의 비밀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영화로, 장진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은 물론, 이 영화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영화 속 주인공과 이요원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영화 속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여인처럼 그녀는 좀체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와 관련해 홍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이유에는 이러한 성격도 한몫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영화대상 레드카펫에 나타난 이요원은 오프 솔더 순백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베일에 싸인 듯한 그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드레스였다.

<하녀> 전도연50년 전 김기영 감독의 화제작을 리메이크한 <하녀>는 개봉 전부터 숱한 이슈를 뿌렸다. 일단 전도연이 출산 후 택한 첫 번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고, 게다가 노출 수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남자의 아내와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도 그녀는 여전히 프로였다. 아쉬움을 많이 남겼던 이 영화에서, 순박함과 광기를 넘나드는 전도연의 연기력은 단연 압권이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레드카펫에 등장한 그녀는 더 아름다워졌다. 귀여운 뱅 헤어스타일에 건강해 보이는 구릿빛 피부, 슬릿이 들어간 파격적인 드레스…. 세 번째 대종상 여우주연상은 도전에 그쳤다. 그래도 어떠랴. 그녀는 세계가 인정한 배우인 것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서영희
바야흐로 서영희의 시대다. 올해에만 그녀가 수상한 여우주연상은 모두 네 개.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판타스틱페스트 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그녀를 올해 최고의 여배우로 꼽았다. 데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성 있는 조연을 맡아온 그녀는 영화 <추격자> 이후 연기 인생에 서광이 비쳤다.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수상 소감에서 그간의 어려움이 묻어났다. “왜 나는 한 계단이 높고 험난할까 많이 생각했다. 내가 자질이 없는 건가? 그만 둬야 하나? 꿈은 꿨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인정받아서 기쁘다.”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만 세 편이다. 서영희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시> 윤정희, 김희라대종상 여우주연상은 <시>의 윤정희에게 돌아갔다. 그녀에게 통산 세 번째 대종상 여우주연상이다. 16년이라는 공백이 거름이 된 것일까. 그녀의 연기는 평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뭉클하기까지 했다. 감동의 물결은 나라 밖까지 흘러 넘쳤다. 윤정희는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였다. 이 영화에는 또 한 명의 관록 있는 배우가 출연했다.
김희라다. 사업 실패, 뇌졸중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대중과 멀어졌던 그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블랙 슈트에 보타이
대한민국 영화대상에 참석한 남자배우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블랙 슈트에 보타이를 맸다. 악마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드라마 <파스타>를 통해 최고의 까칠남으로 등극하고 올해 <옥희의 영화>에 날 것의 연기를 보여준 이선균, <깡패 같은 내 애인>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박중훈. 비슷한 의상을 다른 분위기로 소화해낸 이들의 센스가 놀라울 따름이다.

드레스 코드, 블랙!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대종상 시상식에 참가한 몇몇 배우들을 제외하고, 여배우들은 모조리 블랙 롱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섰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정은은 한쪽 어깨만 드러난 심플한 블랙 드레스를 입었다. 김윤진은 정교한 어깨 장식이 돋보이는 블랙 드레스를 선보였고, 황정음은 한쪽 어깨만 드러난 원피스에 슬릿이 들어간 드레스로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여정은 가슴골 라인이 살며시 드러나는 블랙 튜브톱 드레스로 차별화를 줬다. 그런가 하면 이민정의 드레스는 하얀 코르사주로 포인트를 줘 소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이날의 승자는 민효린이었다. 가슴이 살짝 드러나는 오프 숄더에 반짝이는 장식으로 강조한 허리, 로맨틱하게 부푼 치마는 마치 파티에 참석한 신데렐라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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