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가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 디자인, 홍보, 마케팅 등 수많은 과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은 그간 이같은 직책을 가지고 이혜영의 ‘미싱도로시’부터 이정재·정우성의 패션 브랜드 ‘더반’, 정우성의 화장품 브랜드 ‘뮤슈 제이’의 론칭을 도왔을 뿐 아니라 과거 고소영의 ‘닉스 청바지’로 스타마케팅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패션계에 굵직한 획을 그은 장본인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그는 (최근 이승연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하유미, 김효진과 함께 세상의 모든 핫한 아이템을 전해주는 트렌드세터다. 스토리온의 장수 프로그램 <토크앤시티>의 MC로 활약하며 조금씩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것. 얼마 전부터는 <해피투게더> <놀러와> 등을 통해 공중파로도 진출했다. 일회성 출연이었지만 여파는 엄청났다. 정우성, 이정재, 이소라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톱스타들과의 인맥, 수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끝없는 에피소드로 내뱉는 발언마다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 패션이든 가십이든 그는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뒤늦게 단 명함, 방송인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제 자신을 ‘방송인’이라고 소개하는 게 어색하긴 해요. 방송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저는 패션 쪽 일을 했는데, 아무래도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면서 방송인으로 아는 분도 많더라고요. 충분히 감사할 일이지만 제게 있어 방송은 패션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것입니다. 어떤 방송을 하든지 패션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놀러와> 출연 이후로도 예능프로그램 섭외가 꽤 많이 들어와요. 하지만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내가 할 역할, 내 위치’ 등에 대해 항상 자문합니다.”
그는 현재 4년째 이어오고 있는 <토크앤시티>의 MC 활동을 중심으로 <스타일 베틀로얄 TOP CEO>의 고정 게스트로, 또 <무한도전>의 ‘2011년 달력 만들기 프로젝트’의 멘토로 출연 중이다. 이같은 활약 때문일까. 요즘은 음식점엘 가도, 길을 다닐 때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본다. 심지어 그의 조카들은 학교에서 “우리 삼촌이 우종완이다”라고 자랑하면 친구들은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 이모는 김태희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라고. 확실히 대중의 머릿속에는 ‘우종완’이라는 뉴 페이스가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그는 얼마 전 한 아침방송 프로그램과 촬영을 마쳤다는 소식도 전했다. 엄정화, 이승연, 하유미 등 그가 친하게 지내는 셀러브리티들 이야기와 이정재, 정우성, 고소영, 김희선 등과 함께 작업했던 패션 이야기, 방송 외 본업인 직장에서의 모습 등 모든 것을 쏟아낸 것. 방송을 통해 작은 인생을 보여준 셈이다.
이토록 수많은 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 그는 방송형 인간이다. 베테랑 배우들도 연기가 아닌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울렁증을 드러내는 데 반해 그는 방송에서 꽤나 매끄러운 활약을 보여준다.
“원래 말을 못하는 편은 아니에요. 게다가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토크앤시티>를 촬영하다 보면 수다가 늘 수밖에 없죠(웃음). 세 명이 함께 이어가는 것이니 호흡이 중요한데, 그 호흡을 4년간 맞추다 보니 방송이 무섭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좀 더 조리 있게 말을 전달하기 위한 고민이 많습니다.”
그를 알면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 중 하나는 ‘수다’다. 내로라하는 스타들 사이에서도 결코 묻히지 않는 그의 입심의 원천은 가족이다. 개방적인 가족, 게다가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언제나 떠들썩하고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 속에서 자라왔다. 제법 터울이 많이 나는 남매들이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 정도로 민주적인 분위기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다.
“식구 수가 많으면 우선 복잡해요. 북적거리는 분위기에서도 형, 누나, 엄마 모두 친구 같은 분위기였죠. 서로 스스럼없이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마음을 터놓고 지냈거든요. 게다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끝까지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덕에 20대 때는 그렇게도 좋아했던 패션 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7년간 특별한 벌이 없이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건 누나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타도 감동시킨 그의 진정성
그를 이해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우정’이다. 워낙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더욱 놀라운 건 그와 관계 맺은 사람들 사이에는 ‘깊이’까지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가 한 방송을 통해 인생의 베스트 인연으로 꼽기도 했던 이정재와는 무려 20년 되는 인연이다. 그의 인맥은 화려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오래 묵은 된장처럼 진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주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그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에게 인맥의 비법을 물었더니 단번에 ‘진심’이라고 대답했다.
“패션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톱스타들과 만날 일이 많았죠. 그렇지만 꼭 잘나가는 연예인들만 만난 것이 아니라 신인들도 많았어요. 일례로, 김희선 씨가 최고의 주가를 올릴 때 파트너로 그녀의 아우라를 받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신인을 기용했죠. 그때 만났던 게 이준기 씨, 이민기 씨, 강동원 씨 등이었습니다. 신인이라고 해서 결코 쉽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 한 명 한 명이 가지는 존재감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렇게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워낙 한우물을 파는 성격이라, 새로운 사람도 좋지만 주변의 지인들을 한 번 더 돌아봐요. 장맛도 오래될수록 좋다고 하잖아요. 오래된 친구, 깊게 아는 사람들이 편하고 좋아요.”
인연을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던 건 특유의 마당발 근성이 발휘된 결과다. 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서로 연결시켜주면서 관계를 이어온 것. 그렇게 오래된 인연이 새로운 인연을 낳고, 더 큰 에너지를 내기도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엄정화 씨랑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 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면 나이를 잊고 지내기 쉬운데, 저도 어느새 40대가 됐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잊혀간 배우들, 제가 어린 시절에 열광했던 그 시대 스타들에 대한 회상까지 하게 됐습니다. 민혜경, 이보희 등 당대 최고였지만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이들 말이죠. 기회가 된다면 그런 이들과 함께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느낌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멋진 리메이크 작업을 통해 나이 들어가는 것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싶은 바람입니다.”

늘 다른 길을 걷고 싶다
외모와는 달리 올해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그가 아직 싱글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하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만큼이나 그는 사랑에 대해서도 확실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다들 저를 싱글남이라고 하지만 지난 45년간,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지독한 사랑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결혼이 꼭 사랑의 종착지는 아니잖아요? 제 사랑은 쓰다 남은 일기장처럼 아직은 결론 나지 않은 것인가 봐요(웃음).”
일도 사랑도 열심인 그는 아직도 목마르다. 패션, 방송, 엔터테인먼트 등 수많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재산으로 쌓아가는 지금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껏 많은 분야를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치열하게 살아왔죠. 앞으로는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어요. 그것이 뭐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죠. 그리고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제대로 된 기술을 하나 배우고 싶다는 것? 지금까지는 그저 머리로, 말로만 했는데 이제는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 하나쯤은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요.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요리가 될 수도 있고 공예가 될지 그건 모르죠.”
낯선 곳에 당도했을 때,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취미라는 그의 말은 언뜻 낯설다. 하지만 모르는 길을 걷다 보면 새로운 길이 나오는 법. 파리 유학시절에도 무작정 낯선 곳으로 뛰어들어가서 언제나 자신만의 새로운 지도를 만들었던 그였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의 즐겁고도 경이로운 기분을 잊지 못하는 그는 여전히 인생의 지도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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