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리마리오 이상훈. 그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마치 화보에서 막 뛰쳐나온 듯 귀여운 아들과 아름다운 아내가 그의 곁에 있다는 것만 빼면. 그는 전성기 시절 ‘더듬이 춤’을 출 때보다 한결 더 밝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가장이라는 단어 앞에 자상함과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덧씌웠다.
“언론에 처음으로 결혼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저는 일본에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와 보니까 수십여 통의 전화가 와 있더라고요. 팬들께 먼저 알려드렸어야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요. 그 점이 항상 죄송했어요.”
파란 눈을 가진 한국 며느리
이상훈과 알리나는 지난해 4월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되었고, 그해 8월 10일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했다. 당시 그는 부모님에게 결혼 승낙을 받지 못한 상태였고, 또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도 두려웠다.
“뜻하지 않게 세상에 알려진 다음 수많은 악플에 시달렸어요. 입에도 담기 싫은 말들이 많았어요. 특히 제 아내가 러시아 출신 댄서라는 이유만으로 ‘어느 술집에서 봤다’는 악플을 접했을 때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수준이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아내와 대학로에서 ‘컬투쇼’ 라는 공연을 함께 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알리나의 모습을 보고 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알리나의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 알리나의 집에 찾아갔을 때 제 눈을 의심했어요. 옷이 정말 몇 가지 없는 거예요. 무대의상과 집에서 입는 트레이닝복이 전부더라고요. ‘쓸데없는 옷들이 왜 필요하냐’고 되레 묻더라고요. 그렇게 알뜰하게 살면서 통장에 제법 많은 돈을 모았더라고요. 요즘 여자답지 않게 검소한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알리나는 생활력이 강했다. 함께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알리나가 외식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상훈은 언제나 손수 만든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곤 하는 알리나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사람들이 모두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졌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요. 하지만 지내고 보니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보수적인 부분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된다’라는 생각에 전혀 거부감이 없어요. 동유럽 사람인데도 가족애가 아주 끈끈해요.”
지금 그들은 부모님과 함께 살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일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부모님 집에 먼저 찾아가자고 말하는 사람은 아내다. 그가 갑작스럽게 부모님을 찾아뵙자고 말해도 한마디 불평 없이 흔쾌히 따라주고, 어제 가고 오늘 또 가자고 말해도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오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무녀독남인 아들의 결혼을 심하게 반대했다. “결혼 전 알리나를 친구라고 속이고 부모님께 인사를 시킨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눈치를 채시고는 ‘그냥 친구로 지내라’고 말씀하셨죠. 가슴이 철렁했어요. 하지만 더 이상 부모님을 속일 수는 없었어요. 아내의 배는 불러왔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려면 혼인신고를 해야 했어요.”
그는 부모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했고 4개월 뒤 아들 율이를 낳았다. 그때까지 부모님은 알리나를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훈과 알리나는 문지방이 닳도록 찾아가서 둘의 결혼을 인정해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나라에도 여자들이 많은데 왜 하필 외국 여자냐. 다시는 너를 보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어머니는 ‘부모가 없는 것도 아니고 몸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왜 힘든 선택을 했냐’며 통곡을 하셨죠. 나이 지긋하신 부모님들은 대체로 외국인 며느리에 대한 편견이 있으시잖아요.”
심지어 부모님은 알리나의 임신 사실을 알고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아들에 대한 배신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율이의 출산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부모님은 ‘아기를 낳고 헤어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 행복하게 잘 살라’는 말을 건넸다.
“결혼까지 어려운 과정을 겪고 보니, 서로에 대한 애틋함 때문인지 싸울 일이 없어요. 가끔 제가 화를 내면 아내는 ‘자기 말고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나한테 화내고 소리치면 어떻게 해’ 이렇게 말하죠. 그러면 저절로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그 흔한 프러포즈도 하지 못했고, 프러포즈 반지도 끼워주지 못했다. 그저 ‘같이 살래?’라는 말로 마음을 표현했다. 부모의 반대가 극심했던 터라, 로맨틱한 프러포즈가 아니라 비장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는 ‘그저 믿고 따라와 달라’는 말로 그녀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에게 증인을 서달라고 하고 간소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자마자 이혼해야 하는 현실
“부모님이 승낙을 해주시고 결혼을 축복해주시니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어요. 결혼하자마자 이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 아내의 국적이 러시아입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찾아가서 비자를 갱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내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출입국 사무소에 찾아갔더니 양국의 혼인신고서가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러시아에서 혼인신고를 하려고 알아보니까, 한국에서 이혼을 하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러시아에서 알리나는 아직 미혼이고, 한국 국적인 저는 유부남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얼마 전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여성들은 비자를 갱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 여성과 결혼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 아내는 한국 들어오는데 비자도 필요없고, 체류기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너무 황당해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갔더니, 그저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만 해주더군요.”
결국 아내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이혼을 하고 러시아에서 혼인신고를 한 다음 한국에서 다시 혼인신고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아내는 장기 비자를 받을 수 있고, 귀화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인정을 안 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인정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가족관계 증명서를 떼어보면 알리나는 ‘처’로 나오고 율이는 ‘아들’로 나옵니다. 그런데 왜 외교부에서는 부부로 인정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단 자신의 가족만 그런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다소 떨어지는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을 온 모든 여성들이 겪는 아픔이다.
“아내는 내년 1월에 일 년짜리 비자를 받기 위해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가야 해요. 이 모든 수고를 덜기 위해 저희 부부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한국에서 이혼 절차를 밟는 것이고요. 부모님의 반대라는 장벽을 걷어내니, 출입국사무소의 장벽이 남아 있네요.(웃음)”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아들
지난 8월 10일은 율이의 돌이었다. 건강한 아빠와 엄마 덕분인지 율이는 유독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빠른 편이다. 부부는 아직까지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율이가 고마울 뿐이다.
“아버지가 얼마 전에 많이 편찮으셨어요. 패혈증에 걸려서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그때 병원을 다니면서 아픈 아이들을 많이 보았어요.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율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저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겁니다.”
이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알리나도 율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데 지극정성을 쏟는다. 아이의 피부에 좋지 않다며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 않고 면으로 된 기저귀를 직접 손으로 빨고 삶아 쓴다. 뿐만 아니라 냉장고를 열면 멸치, 새우, 참치 등이 수북하다고 했다. 천연조미료를 직접 만들어 쓴다며 살뜰한 아내 자랑이 늘어진다.
“아내는 어린 시절 화재로 어머니를 잃었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재혼과 동시에 이복동생들이 생겼대요. 새어머니가 학교는 보내주지 않고 어린 동생들을 돌보게 해서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삐뚤지 않게 성장한 아내를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만점짜리 아내에게도 한 가지 함께 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 연어를 우리나라 홍어처럼 삭힌 러시아식 샐러드를 권할 때다. 먹는 순간 암모니아 특유의 구린내가 올라오는데, 그것만은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아내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어떤 음식이든 뚝딱뚝딱 해내는 편이죠. 그리고 언제나 제가 먹고 싶은 음식들을 바로 해줍니다. 사실 아내가 임신했을 때부터 몸조리를 끝낼 때까지는 제가 거의 모든 음식을 만들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는 일찍 귀가를 했고요. 그러니 저도 꽤 사랑받을 만한 남편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는 결혼 이후에 비로소 가정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한때 모질게 대했던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그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미처 결혼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남았다고 했다. 그리고 잘사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TV를 통해 찾아뵙겠다는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했다. 사실 그와 나눈 오랜 시간의 대화 중에는 최근에 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 공개하기는 때가 이르기에 비밀에 부쳐두었다. 앞으로 더듬이 춤을 추던 리마리오보다 더 강력한 무엇인가를 들고 등장할 그를 기대해본다.






“저를 추천해주신 작가님의 마음이 감사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연기에 몰입하고 있어요. 지난 해 9월에 대본을 처음 봤는데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표현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용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이번 작품은 연기자로서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남아 있는 장면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제중원>의 시청률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단 ‘석란’의 도전은 성공이다. 한혜진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는 쾌활하고 호기심 많은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성공 이후, 문근영이 택한 작품은 다름 아닌 연극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맡은 역할이 <클로저>의 ‘앨리스’라는 사실이다. 앨리스는 스트립 댄서다. 클럽에서 비키니만 입은 채로 춤을 추며,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다가올 정도로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자다. 섹스에 관한 거침없고 직설적인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다. 순한 눈빛을 가진 문근영과는 멀어도 한참 멀어 보이는 캐릭터다. 
‘국민 여동생’ 이미지,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











